모렐이라는 브랜드를 기억하고 계신 분은 아마 3대 트위터라 불리던 다인(Dyn)의 에소타(Esotar), 포칼(Focal)의 역돔형 트위터 스캔스픽(Scanspeak)의 9900의 3강 체제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다인의 에소타 트위터
현재까지도 그 명성이 이어져 올 만큼 모든 스피커 제조사들이 전력 질주를 하던 시기였다. 그중에서도 많은 오디오 마니아들이 특히 실크돔이라 불리던 소프트 돔을 선호하였는데 그 때문인지 에소타의 위상은 다른 트위터들에 비해 매우 드높았다. 그리고 그 아성에 도전장을 던진 것은 다름 아닌 이스라엘에서 온 모렐(morel)이라는 브랜드의 슈프림(Supreme) 실크 돔 트위터였다.
모렐은 사실 꽤 오랜 시간 스피커 유닛만을 전문적으로 제작해온 전문 브랜드로 영국에서 태동하여 제품을 생산하다 더 좋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고자 하는 창립자의 의지에 따라 일찌감치 이스라엘로 자리를 옮겨 모렐의 독자적인 기술에 이스라엘의 노동력으로 주옥같은 제품들을 생산해왔다.
모렐의 슈프림 트위터
당시 모렐의 트위터가 단순히 다인의 에소타와 같은 실크돔이기 때문에 비교가 되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때만 해도 20kHz까지의 재생을 위해서는 트위터의 크기가 당시의 기술력으로 1인치가 한계였는데 에소타의 경우 1.1인치로 여기서 0.1인치를 더 키워 지향성과 넓은 재생 대역을 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슈프림 역시 이 1인치의 벽을 넘어 1.125 인치의 에소타보다 조금 더 큰 구경으로 기술력을 과시하며 둘이 비교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당시 에소타와 슈프림 둘 중 어느 것이 더 좋은 소리를 내느냐는 걸로 많은 마니아가 갑론을박하였는데 결론을 못 낼 정도였으니 그 성능이 어느 정도였을지는 짐작이 될 것이다.
모렐에서 제작한 드라이버 유닛들
모렐은 당시 자작인들과 카 오디오 마니아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이와 같은 출중한 성능에도 에소타에 비해 가격이 매우 저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작이나 카 오디오 마니아들처럼 지식이 뛰어나지 않은 일반인들에게는 그저 제조사에서 선택한 유닛으로 만들어 놓은 스피커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판매에 있어서 뛰어난 가성비보다 드라이브 유닛 브랜드의 명성이 더욱 절실했기에 모렐은 아쉽게도 몇몇 마니아들에게만 소문난 브랜드로 남게 된 것이다.
옥타브 시그니쳐
사실 모렐에서도 다인과 같이 꾸준히 자사의 유닛을 채용한 스피커들을 예전부터 제작해 왔다. 그 중 옥타브(Octave)라는 모델이 수입이 된 적이 있었는데 판매도 꽤 많이 됐었고 옥타브를 마주 보게 쌓아놓은 옥트윈이라는 모델까지 수입이 되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한동안 그 종적을 알 수 없다가 최근 소리샵(http://www.sorishop.co.kr)을 통해 솔란(Solan) 이라는 엔트리급 모델이 수입되며 다시금 예전의 명성을 뒤돌아 보게 만들었다.
솔란 역시도 다인과 같이 유닛을 제조하는 제조사에서 직접 만드는 스피커인 만큼 최적의 튜닝과 가성비가 기대되는 모델이다. 이번 모렐의 스피커의 정식 수입을 통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오디오 가격에 질린 오디오 마니아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글: 유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