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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 공연 무료 vs 5억짜리 오디오, 당신의 선택은?
글쓴이 : 관리자     등록일 : 2017.11.22 17:54:45     조회 : 892

수천 혹은 수억짜리 오디오를 사는 마니아들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한편으론 얼마나 소리가 좋길래 저렇게 비싼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실제로 듣는 것 보다야 안 좋을 것 같은데, 공연을 보고 말지 수억을 오디오에 쓴다는 것이 낭비 같기도 합니다.

오디오 마니아들은 왜 그렇게 고가의 스피커, 앰프, 케이블 등을 말도 안 되는 가격에 구매하는 걸까요? 이를 보며 ‘마케팅에 속았을 뿐’이라고 말하는 비관론자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오디오 마니아들은 속고 있는 것일까요?


사실 현대 기술로 현장의 소리를 그대로 녹음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더 나아가 모든 소리를 완벽하게 녹음한다 치더라도, 그대로 가정에서 재현하는 일이 불가능하죠. 단순히 생각해봐도 예술의 전당 같은 거대한 공간의 울림을 가정집 거실에서 재현하기란 불가할 테니까요.

그렇다면 실연과 오디오의 음악이 어떻게 다르며 오디오에는 어떤 매력이 있길래 마니아층을 꾸준히 생성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어쿠스틱 악기는 울림통을 중심으로 소리를 여러 방향으로 퍼트립니다. 특정한 방향으로 소리를 내는 스피커와는 다르죠. 따라서 여러 악기를 동시에 연주하면 소리가 나는 지점과 방향이 여러 군데로 분산됩니다. 이를 단 몇 개의 스피커로 표현하려니 당연히 한계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금속으로 된 심벌즈, 목관악기, 사람의 목소리, 북소리 등 다양한 성질을 스피커 진동판의 한가지 재질로 표현하긴 쉽지 않을 듯 합니다. 기술의 발달로 진동판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가볍고 견고한 재질이 많이 등장하긴 했지만, 다양한 원음을 그대로 표현하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일반 가정의 좁은 거실이나 방에서는 넓은 공간의 소리를 재현하기 힘듭니다. 스피커에서 나온 소리가 벽에 부딪혀 반사되고 이 반사음을 통해 공간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좁은 공연장에서 저음이 웅웅-거리는 느낌을 받아본 적 있으신가요? 높은 음은 쉽게 사라지지만, 낮은 저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벽과 벽 사이에서 반사되어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웅웅거림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소리에도 영향을 줍니다.





오디오는 녹음된 소리를 재생합니다. 아무리 오디오가 뛰어나도 애초에 마이크에서 받아들인 소리만을 재생할 수 밖에 없죠. 마이크 또한 외부의 소리가 진동판을 흔들어 만드는 음성신호를 기록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마이크마다 특성이 다르며 이는 곧 원음과 동떨어진 소리로 이어집니다.


실연에서는 악기와 보컬이 실제로 다른 자리에 위치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녹음된 음악은 믹싱 작업을 통해 각각의 소리를 앞, 뒤 혹은 좌, 우로 배치합니다. 공간감을 생성하는 일종의 인위적인 과정이라 볼 수 있죠. 따라서 실제 연주처럼 악기의 울림이 섞인 하모니나 잔향감등이 없을 수 밖에요.

 


그러나 오디오에는 다른 장점이 있습니다. 실연과 같은 소리를 완벽하게 재현하긴 힘들지만, 어느 면에서는 실제 연주보다 더 좋은 점이 있죠. 녹음 혹은 스피커 제작 기술이 정교해졌고 청각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며 오디오만의 현실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실연보다 좋은 오디오의 매력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사실 실연에서는 미세한 소리까지 듣긴 힘듭니다. 공간이 너무 크고 혼자만 관람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러나 녹음 시에는 보컬이나 악기의 가까이에서 녹음하므로, 고성능 오디오일수록 보컬의 숨소리나 입안의 침 소리까지 미세하게 표현합니다. 더불어 어쿠스틱 악기의 세밀한 떨림까지도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오디오만이 주는 쾌감이죠.

 


공연 시간에 맞춰 먼 거리를 가야 하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원한다면 아무 때나 음악을 들을 수 있죠. 유명한 공연이라면 좋은 자리를 예매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일이 부지기수인데, 집에 오디오가 있다면 나 혼자 가장 좋은 자리에서 음악을 즐길 수도 있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온전히 음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은 실제 연주에서 기대하기 힘든 오디오만의 장점입니다.


세팅이 잘 된 오디오라면 단 두 개의 스피커만으로 뛰어난 공간감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가상의 공간감이지만, 눈을 감으면 마치 벽이 사라지고 3~4m 앞에 보컬이 서 있는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클래식 교향곡은 내가 있는 공간보다 훨씬 넓게 펼쳐져 있는 듯한 착각도 들죠. 사실 실제 연주에서는 이렇게까지 정교한 공간감을 느끼지 못하는데요. 때때로는 이런 인위적인 공간감이 오히려 더 현실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무리 오디오가 뛰어나다고 해도 실제 연주자와 같은 공간에서 교감하는 것 보다는 감동이 덜할 수 있습니다. 반면 오디오가 주는 가상의 공간감 속에서, 실연과 다른 디테일을 즐기는 것도 분명 음악을 누리는 한 방법일 것입니다.

만약 누군가 여러분께 평생 모든 공연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티켓과 5억짜리 오디오 시스템 중 하나를 선택할 기회를 준다면, 어떤 걸 선택하시겠습니까? 저는 좀 고민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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