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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ical Fidelity A3 CR combo
글쓴이 : 심플맨     등록일 : 2003.09.08 16:56:31    조회 : 22798


사용기라기보다는 시청기라고 해야
할 것 같아서 이 코너와 맞지않는 형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님, '시청기'도
하나 만들어주세요...





‘뮤지컬 피델리티’ A3 CR pre-power





최근의 영국의 간판급 앰프메이커들은 하나같이 ‘변신’하기에 바쁘다.

나드, 아캄이 어느정도 성공을 거둔 분위기이고, 뮤지컬 피델리티가 그뒤를 잇고있지만
변신의 폭은 가장 커보인다.



뮤지컬 피델리티는 우리나라와 일본에 열성팬들이 많은데, 초기제품들의 보통수준에
미치지못하는 모양새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싼 가격과 투명하고 리퀴드한 음색으로
감성에 호소하는 만인취향에 크게 어필했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에게 ‘A급 디스크리트회로’의 절묘한 사운드를 들려준 ‘A1’이라는 기념비적인
앰프를 통해서 ‘하이엔드’가 반드시 가격이나 외모에 비례하는 건 아님을 환기시킨
바 있다. 그로부터 약 10년을 지나, 뮤지컬 피델리티는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는데,
새 제품의 모양도 모양이지만 놀라운 건 그 사운드에 있다.



A3하고도 CR은 A3의 분리형버전으로서 프리앰프의 6개의 인풋단중에는 놀랍게도 ‘SACD’입력을
별도로 두고있는데, 차세대포맷에 대한 상당히 바람직한 투자를 한 모습이다.

프리앰프의 입력과 출력은 모두 언밸런스만을 두고있는데, 어차피 제작자나 사용자에게
모두 프리앰프의 단독사용은 그리 고려할 사항이 아닐 것 같다. 본체 못지않게 멋지게
생긴 리모콘은 반응이 빨라서 좋다.

이 콤보에 대한 관심은 프리보다는 채널별로 독립된 전원트랜스를 따라 완벽한 듀얼모노설계로
된 파워앰프에 쏠리게 된다.

전면패널에는 빨간 불이 들어오는 LED 외에는 아무것 없이 밋밋해서 프리앰프를 따라다녀야만
할 것 같다.

프리앰프와 동일한 사이즈가 이 페어를 어디곳에, 가로나 세로로 배치해도 잘 어울리게
해준다.

뒷면의 처리도 상당히 맘에 드는데, 특히 푸짐하게 생긴 스피커출력단자는 중앙의
홀직경도 커서 바나나형, 스페이드형, 그리고 직경이 매우 굵은 선재 모두 소화할
수 있어보인다.

스피커단자사이로 언밸런스입력과 브리지구동을 위한 언밸런스출력단자가 위치한다.
출력은 8오옴에서 120와트이다.



소리의 질감과 경향에 있어서는 이전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으며, 그 상태로
좀더 현대적으로 진보했다고 표현할 수 있는 깔끔함과 배경처리 등이 세월의 변화를
느끼게 했다.

따라서 초기의 제품의 사운드를 염두에 두고 시청한다면, 특정연주 예컨대 힐러리
한이 연주하는 바하의 파르티타 같은 연주는 살집이 다소 적게 다가오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건 과거의 ‘뮤지컬 피델리티‘사운드에 익숙한 향수어린
시청자의 소견에서 보았을 때의 느낌이고, 하이엔드적으로 정제된 소리라고 정의하는
편이 보편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청취자를 음악속으로 몰아가는 그 진지함과 따뜻함이 살아있다는 점은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으로 평가될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 진공관앰프들의 일반적인
음경향과 상통한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런 유려함에 고른 대역특성까지 입혀놓고 보면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들과의 비교테스트에서도 크게 부각될 것 같다.

하이스피드나 귀를 쫑긋세우게 하는 박진감에 더 관심이 많다면, 이 가격대에서는
브라이스턴이나 골드문트, 그리고 크렐의 인티형쪽에서 찾아보는 게 정답이 될 것이다.



펄만과 아쉬케나지가 연주하는 ‘크로이처’는 이 앰프의 특색이 잘 살아나는 연주중의
하나이다.

도입부의 포르테는 확산감이 좋고 디테일해서 화려한 느낌을 준다. 스테이징은 앰프의
크기와 상관없이 상당히 크게 자리잡는데, 스피커선상에서 약간 뒤로 물러나서 자리잡는다.

음상은 윤곽을 샤프하게 강조하는 스타일은 아니며 적당한 두께를 갖고 입체감있게
묘사된다.

보윙이 흔들릴 때마다 연주자의 앞과 뒤간의 거리가 잘 느껴진다.

살집이 많지 않지만 질감묘사가 뛰어나서 활이 그냥 현위로 미끄러진다는 느낌보다는
거친 마찰의 순간순간을 잘 감지해주는 스타일이다.

소너스 파베르 같은 스피커에서는 피어오르는 고역을 만들어주고, PMC같은 모니터에서는
사실적인 질감의 묘사가 좋다.

아쉬케나지의 피아노는 다이나믹이 좋고 임팩트순간의 슬램도 뛰어나서 파워풀한
느낌을 현장감넘치게 전달해준다. 왼손의 느낌도 잘 가져다주고 하모닉스의 표현도
좋다.

다소 불안한 점이라면 프레스토로 갈수록 단정하게 끊고 따라가야하는 대목에서 리드미컬한
맛이 다소 덜하게 느껴진다. 트랜스미션 스피커의 영향도 있는 바, 저능률 소형스피커에서는
다소간 개선이 된다.



이 제품은 고음질 대편성에서도 상당히 선전을 펼치는데, 헤레베헤지휘 바하의 ‘미사
B단조’를 듣다보면 투명하고 색채감넘치는 스테이징속에서도 산만함없이 음악속으로
몰입시킨다.

합창파트를 스피커뒤쪽으로 입체감있게 펼쳐놓으며 대단히 사실적인 세부묘사를 하고있다.

풀레인지스피커에서 넓은 대역특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어서 관악기의 광채나는
연주와 베이스의 해상도가 선명하고 밝은 부분과 어두운 곳의 대비가 잘 이루어진다.

그러면서도 시청자를 둘러싸는 음색은 포근하고 정감있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음상을 정교하게 처리하는 앰프, 특히 첼로 같은 앰프와 비교해보면 음끝의 찰랑거리는
느낌은 다소 덜하지만, 반드시 열세가 되는 사항이라고 볼 수는 없어보였고, 이곡의
재생에서 몇손가락안에 꼽히는 명연이라는 생각이다.



한편, 그룹 U2의 ‘With or Without You’를 들어보면, 다소간의 장르적 특성이 느껴진다.

보노의 보컬은 능청맞을 정도로 감겨오는 느낌과 후반부의 합주에서 열기감의 묘사도
좋았던 반면, 베이스의 밀도감이 떨어져서 경건한 도입부의 분위기에 몰입하는 데
있어 다른 평범한 제품들에 비해서 열세를 보였고, 중반부에서 펑크기타의 피킹의
느낌은 잘 전해주는 반면 디스토션의 거친 뉘앙스가 잘 살지 못했다.

하이엔드로 갈수록 묘사에 치중해서 록넘버 등은 왜곡이 덜하면 실패하는 장르로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곡의 느낌은 정수를 살리는 데 있어서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A3 CR’에서는 90년대 후반이래의 자연주의적 하이엔드가 느껴져서, 무한비용으로
현장감재현에 집착하는 경향보다는 제작비의 대부분을 음악의 즐거움을 이끌어내는
데 투입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 프리-파워 커플은 올라운드플레이어라고 보기에는 다소간의 개성도 있고, 적당히
가리는 장르도 있다.

하지만, 그 매력적인 사운드에 ‘뻑’이 간다면 올라운드플레이어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해볼 가치 혹은 재미가 큰 제품이다.

특히 파워앰프는 적당한 CDP와 직결시킨다면 최소비용으로 하이엔드에 근접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좋아하는 소리인데, 솔리드와 진공관의 장점을 겸비한 사운드를
원하는 사용자들, 그리고 과거 이 회사의 앰프에서 힘과 스테이징의 결핍을 느꼈던
사용자들에게 이 제품은 상당히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최근의 케언, 오디오 아날로그 등의 제품들은 하나같이 이런 ‘뮤지컬 피델리티’계열의
소리를 닮아있는데, 이런 제품의 애용자라면 제대로 시청을 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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