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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노스 슈타커 80세 기념음반
글쓴이 : 최윤구     조회 : 20158

리스트 피아노 음악

 

  야노스 슈타커 80세 기념음반
  보케리니 <슈베르트 현악 5중주곡>
  Delos DE 3344
 

 

 

 

    음반은 2004년 2월 28일 멕시코의 엘 파소 프로 무지카에서 열린 야노스 슈타커의 80세 생일 기념 음악회를 담은 실황 음반이다. 내지에서 인터넷 첼로 소사이어티의 팀 야노프가 지적한 것처럼 보케리니와 슈베르트의 현악 5중주를 고른 야노스 슈타커의 선곡은 의미심장하다. 보케리니의 사후 8년이 지난 1813년에야 출판된 이 곡의 마지막 악장의 편곡판을 야노스 슈타커는 즐겨 자신의 리사이틀에서 앙코르곡으로 연주하곤 했다.
   만년이라는 표현을 쓰기가 부끄러울 만큼 짧은 인생을 살았던 슈베르트 최만년의 작품인 ‘현악 5중주곡 D.956’의 고즈넉한 분위기는 대가의 지난 음악 인생을 반추하기에 가장 적합한 작품일 것이다. 슈타커의 80세 생일을 위해 모인 현악 4중주단의 리더인 수빈 김은 한국계다.  그가 이끄는 4중주단은 물샐틈없는 앙상블로 노거장의 첼로가 유영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첼로를 맡은 베일리는 이 음반의 주인공인 슈타커와의 비교를 피할 수 없는 가장 곤혹스런 입장이지만, 중후장대한 슈타커의 예풍과 흡사한 스타일을 구사하는 그는 이 음반에서 슈타커의 믿음직하고 쓸 만한 파트너 노릇을 해내고 있다. 물론 80세의 슈타커의 첼로가 뿜어내는 음악적인 에너지에 베일리가 압도당하는 당연한 결과를 못 마땅해 할 사람은 없으리라 믿는다.
   보케리니의 고전적인 절도도 일품이지만, 개인적으로 슈베르트의 5중주를 더 높이 치고 싶다. 저 유명한 2악장 아다지오에서 바이올린이 이제는 기억 속에서 잊혀진 어린 시절의 노래를 떠올리듯 아련하게 선율을 연주하고, 그 뒤에서 슈타커의 첼로가 가만가만 현을 퉁기는 순간은 그대로 흘려보내기가 아깝다. 오로지 힘이라는 단순한 차원에서 슈타커의 예술을 이해해 왔던 이라면 반드시 이 악장을 들어보라.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이 연주회를 알리기 위해 길가에 이정표처럼 붙어 있는 안내표지판에 쓰여 있는 ‘첼리스트들의 왕’이라는 문구가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진실로 여겨질 것이다.
   실황녹음임에도 수준급의 음질을 보장하지만 이 음반에서만큼은 음질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한다는 것이 왠지 불경스럽게 생각된다. 그저 음반을 플레이어에 걸고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오로지 음악에만 빠져드는 것이 이런 종류의 음반을 올바로 감상하는 왕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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