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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한나 마르치의 예술
글쓴이 : 양창섭     조회 : 20329

리스트 피아노 음악

 

  요한나 마르치의 예술
  요한나 마르치(바이올린)
  한스 슈미트-이세르슈테트(지휘) 외
  Tahra TAH 553 

 

 

    한나 마르치. 지네트 느뵈, 이다 헨델 등과 함께 1950년을 전후해서 연주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사람들이다. 이 세상에 참 수많은 음반들이 있지만, 어떤 것들은 애호가들의 외면을 받아 여기저기 널려 있는가 하면, 어떤 음반들은 수집가들이 필사적으로 찾아다니고, 수입되는 즉시 동이 나는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 아마 후자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우리는 요한나 마르치를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예전에는 귀도 칸텔리 같은 지휘자도 분명 그랬을 것인데, 갑자기 대거 재발매되면서 흔해진 경우다). 공식 발매된 음원은 몇 장 되지도 않고, 가끔 마이너 레이블에서 음반이 나오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마르치 애호가들에게 반가운 음반이 출시되었다. 타라에서 낸 이번 앨범은 풍성한 레퍼토리와 수준 높은 연주로 우리를 기쁘게 한다.
    1950년대 초반의 녹음치고는 음질도 꽤 양호한데 마르치 특유의 흐느끼는 우아한 비브라토를 느끼기에 손색이 없다. 첫 곡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3번’. 오래간만에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보게 된다. 이유는 해석에 과장이 느껴지지 않고 속도나 다이내믹이 자연스럽기 때문. 그녀의 비브라토를 따라서 음악도 편안하게 흔들리고, 마음도 흔들린다. 세세한 흠을 잡을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구시대의 명연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멘델스존 협주곡 녹음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파울 클레츠키와의 음반(Testament, EMI)은 애호가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한 명반인데 한스 슈미트-이세르슈테트와의 이 녹음도 멋지다. 여성 연주자들과 궁합이 잘 맞기로 유명한 곡인데다가 마르치의 연주는 더욱 섬세하고 가느다랗지만 고운 선을 가지고 있다. 왈칵 눈물이 쏟아지진 않지만 마음 한 구석에 잔잔한 여운을 주는 연주다.
  브람스 협주곡은 안타깝게도 1악장이 분실된 녹음인데, 그럼에도 발매 가치가 충분함을 보여주고 있다. 남성적인 호쾌함이나 위풍당당한 맛은 없지만 자세를 바꾸어 날카롭고 공격적인 면모도 보여준다. 다만 녹음은 앞의 두 곡에 비해 상태가 열악하며, 요훔이 리드하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수준도 지금과 비교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르치의 팬이건 아니건 간에 사서 후회할 음반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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